자유게시판

제목 <맘몬 좀비>가 돼버린 우리들
작성자 윤원일
작성일 2022-03-27 06:07:53
조회수 228

<맘몬 좀비>가 돼버린 우리들

 

부의 신, 탐욕의 신인 맘몬은 하늘에서 벌을 받아 지상에 떨어진 여러 천사들 가운데서도 성격이 실리적이고 낙천적이어서 하늘에서 지상으로 떨어진 것에 낙담하지 않았다. 그는 사방을 둘러보고 곧 할 일을 찾아냈다그는 먼저 인간에게 황금을 캐는 광산 개발을 가르쳤다. 맘몬은 지상에도 호화롭고 웅장한 성을 지었다. 지옥의 만마전(萬魔殿)인 판데모디움을 모방한 맘몬 성. 맘몬에게 초대받아 그 성에 들어간 자들 중 되돌아 나온 자는 아무도 없었다. 맘몬 성에 갇히면 그가 두고 온 산하와 고향 마을과 이웃은 마음에서 사라졌다. 맘몬이 궁전 낭하에 뿌린 별들이 너무나 아름답고 사랑스럽기 때문이다. 이 성에선 초대받은 손님들이 매일 축제를 벌인다. 한바탕 무도가 끝나면 술잔을 높이 들어 이구동성 외친다.

돈이여 영원히 으뜸이어라!’

 

그러나, 세상 사람들은 돈을 생각하면 한숨부터 쉰다. 돈 때문에 울고 미워하고 살해하고 자살한다. 돈 때문에 더러워지고 영혼마저 판다. 돈 때문에 높이 추앙받으며 돈 때문에 비굴해진다.‘돈은 아버지가 나를 지배하는 힘이다.’라고 미국 소설가인 솔 벨로가 썼다. 이 말은 세상 권력이 돈을 통해 우리를 지배한다는 뜻과 같다. 우리의 존재는 돈에 묶여 있다. 공산주의는 진즉에 자본주의에 의해 괴멸됐고 그 자본주의가 인간적인 모습으로 수정되는 가 싶더니 오히려 신자유주의가 등장하여 신화가 되었다. 맘몬의 성에 초대되어 그에게 목을 물린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신자유주의 주문을 외우고 있다. 맘몬은 쉴 사이 없이 주위를 돌아다니며 속삭인다.

공동체는 없다. 오직 개인만이 있을 뿐이다.’

신자유주의자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인간의 이기심이 사회적 동력임을 강조하면서 했다는 이 말은 쓰나미 처럼 다른 모든 중요한 가치들을 압도한다.

 

한때 한국 사회는부자 되세요!’란 간특한 감언에 혹해서 너나할 것 없이 가상현실적인 꿈을 꾸었었다. 인문학은 시들고, 사회는 심각하게 한쪽으로 기울어져 가고 <부동산 신화>가 가장 중요한 가치로 등극했다. 내가 행복하고 풍요로우면 다른 사람의 결핍과 아픔은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. 계급 충성 투표는 강화되고 계급 배반 투표는 광범위하게 일상화 되었다. 이제 어찌할거나. 맘몬의 이 달콤하기 짝이 없는 속삭임을 이겨내기 위해서 오디세우스처럼 밀랍으로 귀를 막고 몸을 밧줄에 묶어두어야 할까.

 

실낙원을 쓴 단테는 하늘나라에서 쫓겨난 자 중 맘몬처럼 치사한 근성을 가진 자가 없다고 했다. 그는 후회도 없고 반성도 없고 측은지심도 없는 냉혈한이라고 했다. 한데... 역설적이게도 우리 인간들에겐 그 맘몬이 유일한 구원처럼 보인다. 자기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희희낙락하는 표정들을 보라. 집 없는 설움을 더 혹독하게 겪고 있을 이웃들을 위해 내 집의 값이 내려야한다고 주장하고 공동체를 위해 세금을 더 납부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디서든 찾아보기 힘들다. 맘몬이 우리의 영혼 속에 터를 잡았기 때문이다. <맘몬 좀비>가 돼 버린 것이다.

 

그리고, 정말 문제는 바로 나 자신도 <맘몬 좀비>가 돼 있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. 그 달콤한 유혹을 어찌 거부할 수 있겠는가 하면서.


새롭게 진화한 맘몬이 불쑥 우리 곁에 다가왔다. 권력마저 휘두르는 맘몬이 어떤 가공할 힘을 발휘할지 두려움이 앞선다. 

 

 








Comments

  • 박유하

    무섭더는 걸 알면서도 맘몬을 버리지 못하는 모순 속에서 살고 있답니다.

    2022-09-21

댓글쓰기




협회 Contact

  우) 04175

   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12, 한신빌딩 302

  전화번호: (02) 703-9837

    FAX: (02) 703-7055

  업무시간: 오전 10시 ~ 오후 4시

  이메일: novel2010@naver.com

  계좌 : 국민은행 827-01-0340-303 (사)한국소설가협회
              농협 069-01-257808 (사)한국소설가협회